만성 신부전(Chronic Kidney Disease, CKD)은 신장 기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어 결국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는 질환입니다. 신장은 우리 몸에서 노폐물을 걸러내고 수분 및 전해질 균형을 조절하며, 혈압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관입니다. 하지만 다양한 원인에 의해 이 기능이 서서히 저하될 수 있으며, 이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만성 신부전으로 진단합니다.
만성 신부전의 정의
만성 신부전은 단순히 신장의 손상 여부만이 아니라 사구체 여과율(GFR)이라는 지표를 기준으로 단계별로 구분됩니다. GFR은 신장이 1분 동안 걸러낼 수 있는 혈액의 양을 의미하며, 정상은 보통 90 mL/min 이상입니다. 아래는 CKD의 주요 분류입니다.
1기: GFR ≥ 90 mL/min이지만 신장 손상의 증거가 있는 경우 (예: 단백뇨, 신장 초음파 이상)
2기: GFR 60~89 mL/min
3기: GFR 30~59 mL/min
4기: GFR 15~29 mL/min
5기: GFR < 15 mL/min (말기 신부전, End-Stage Renal Disease, ESRD)
만성 신부전은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을 수 있으나, 점차적으로 피로, 식욕부진, 부종, 고혈압, 빈혈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결국 신장의 기능이 거의 소실되면 투석이나 신장 이식이 필요하게 됩니다.
투석의 정의 및 목적
투석(dialysis)은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인공적으로 노폐물과 수분, 전해질을 제거해 주는 치료법입니다. 투석은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나뉩니다:
- 혈액투석(hemodialysis):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어 인공막을 통과시켜 노폐물을 제거한 후 다시 몸으로 되돌리는 방식입니다. 주 2~3회 병원에 내원하여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복막투석(peritoneal dialysis): 복강 내에 투석액을 주입하고 일정 시간 동안 노폐물이 삼투작용으로 제거되도록 한 후, 이 액을 다시 배출하는 방식입니다. 주로 자가 관리가 가능하며, 자택에서 시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석의 적응증
투석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단순히 수치만을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환자의 전반적인 임상 상태를 함께 고려합니다.
1. 말기 신부전 (GFR < 15 mL/min/1.73m²)
GFR 수치가 15 이하로 떨어지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증상이 동반될 경우 투석이 필요합니다.
2. 요독 증상 (Uremic Symptoms)
요독은 혈중에 노폐물이 축적된 상태를 의미하며,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심한 피로감
오심 및 구토
인지 저하
피부 가려움증
식욕 저하
근육 경련
출혈 경향 (혈소판 기능 저하로 인한)
3. 전해질 이상
신장이 칼륨 배출 기능을 상실하면서 고칼륨혈증(hyperkalemia)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심각한 심장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즉각적인 투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4. 체액 과다 (Fluid overload)
신장의 수분 배출 능력이 떨어지면 부종, 폐부종, 고혈압 등이 발생합니다. 이 경우 약물로 조절이 되지 않으면 투석으로 수분을 제거해야 합니다.
5. 산-염기 불균형
신부전 환자는 대사성 산증(metabolic acidosis)이 자주 발생합니다. 중탄산염 투여에도 반응하지 않거나, 증상이 심각할 경우 투석이 필요합니다.
6. 기타
심낭염 (uremic pericarditis)
출혈 경향
신경계 증상 (요독성 뇌병증)
결론
만성 신부전은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한 질환입니다.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면 신장 기능을 대체할 수단인 투석이 필요하며, 투석의 시작 시기는 단순히 수치보다는 환자의 증상과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고려하여 결정합니다. 적절한 시기에 투석을 시작하고, 올바른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정기적인 신장 기능 검사를 통해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고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만성 신부전을 예방하는 첫걸음입니다.